불평등한 세상에 대해 거침없이 도전한 시인 허균은 원래 부잣집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좋은 옷에 배불리 먹으며 편안하게 살았을 테지만, 허균은 무척 힘들게 한평생을 살았답니다. 그는 재주도 뛰어나 얼마든지 출세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었지요. 그런 그가 남보다 못한 사람들, 아니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가는 곳마다 말???을 몰고 다닌 사람이라니.... 그가 바보여서 그랬을까요? 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인 과거에서 잇따라 장원만 하던 그였습니다. 자기 실력대로라면 영의정도 할 수 있었던 사람이 왜 그런 생활을 했을까요? 유학이라는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임금과 조정이 매우 못마땅했던 거랍니다. 무엇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신분의 한계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없는,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도전이었지요. 그는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를 400여 년 전에 꿈꾸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미움을 받은 거랍니다. 게다가 그는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오직 벼슬을 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것이 아니라, 타고난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따뜻한 사람이었답니다. 자, 이제부터 허균의 삶을 따라가 보면서 그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생각해 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