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모가 사라졌다. 영모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사라지기 전날 밤 아버지에게 맞아 자기를 찾아온 영모를 놀이터에서 만난 이후로 병구는 영모를 보지 못했다. 집, 학원, 학교, 만화방... 병구가 찾아본 어디에도 영모는 없었다. 순간 병구는 아파트 지하 계단을 떠올렸다. 어두컴컴하고 더러운 그 곳에서 검은 고양이 담이와 함께 자주 웅크려 앉아 있던 영모의 모습이 생각났다. 하지만 거기엔 영모 대신 담이만이 병구를 기다렸다. 담이는 병구를 보자마자 꼬리를 휙 흔들며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정말 영모는 어디로 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