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시인세계」로 등단한 한미영 첫 시집. 삶의 '일상'과 '가사'를 대면하는 여성 화자의 시각이 예리하고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쉽고 평이한 일상의 소재를 재편하여, 아름다운 삶의 기억으로 빚어내는 섬세한 서정이 돋보인다. 이번 시집에는 유달리 음식들이 많이 등장한다. 시집 1부의 시들은 대부분이 음식에 관련된 작품으로, 그 음식들은 작품 속의 소도구가 아니라 본격적인 상상력 발동의 거점이며 핵심 이미지로 제시되고 있다. 2부에서는 시인 자신과 가족의 일들을, 적절한 거리 조정을 통한 감정의 절제로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가족들이 겪는 일상의 애환들을 통해 가족사가 지닌 의미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