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삶의 한 지점이 있다. 몸과 마음이 훌쩍 커 버리는. 우리에게 열세 살이란 나이가 바로 그렇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것도 졸업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요 몇 달 동안 아이들은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다. 남과 구별되는 자아로서 자기에 대한 의식이 정립되는 시기인 만큼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 새롭게 눈뜨는 것이다. 『진휘 바이러스』『엄마의 마흔번째 생일』『걱정쟁이 열세 살』 등 ‘지금, 여기’의 아이들과 오늘날의 ‘가족’에 대해 천착해온 작가의 삶에서 13살이란 지점이 그랬을까. 중편 동화 세 편을 통해 성장통을 앓는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을 작품의 화두로 삼는다. 이 동화집은 우리 아이들에게, 성장통을 앓는 모든 독자들에게 친구, 가족, 학교는 어떤 의미인지 오래오래 곱씹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