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쪽의 분량과 그림책이라는 형식을 생각한다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을 축약해 놓은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독특한 구성은 그런 우려를 잠재운다. 의 틀과 인물, 주요 사건이 책 속의 책이 되는 특이한 구성으로 밀도높은 이야기를 재구했다. '세계명작 그림책'세번째 권이다. 등대지기로 일하는 '나'는 어느 날 뭍으로 밀려온 짐 가방에서 '보물섬'이라고 씌어진 낡은 책을 발견한다. 책장마다 온통 이끼가 끼어 있는 지저분한 책을 펼치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빌리 본즈, 트렐로비, 짐 호킨스, 존 실버라는 인물이 책 밖으로 튀어나 저마다의 모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의 주요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들의 입으로 이야기를 듣는다. 원작을 이미 읽은 독자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사건들의 다양한 측면을 읽는 즐거움이 새롭게 느껴질 듯. 그러면서도 모험 소설의 모범이라고 할만한 의 생생한 서스펜스는 그대로 살려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