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육아일기’라기보다 아빠의 ‘감정일기’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적당했다. 지친 하루를 뒤로하고 마침내(?) 아이가 잠들면 조용히 컴퓨터를 켰고 모니터 앞에서 가만히 하루를 돌아봤다. 화나는 일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다. 감정이 뒤죽박죽, 오락가락했고, 가끔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출렁였다. 그렇지만 무엇이 됐건 일단 썼다. 감정의 기록이라지만 나쁜 말, 거친 글은 쓸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에게 꼭 전하고 싶었기에. 가능하면 아이와의 하루 중에서 제일 즐겁고, 제일 신나고, 제일 유쾌한 일들만 떠올렸다. 그 감정을 옮겼고 거기에 내 기분을 더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부족한 나를 반성했고 씩씩한 나를 격려했다. 아이와 관련된 일들을 담으려 했고, 아이가 주인공이 돼야 했지만 어쩌다 보니 가끔은 나와 관련된 일들도 담았고, 또 가끔은 나도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