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는 날』은 정든 집과 이별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서정적인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책장을 펼치면 활짝 펴 있는 꽃들과 레몬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로 둘러싸인 예쁜 집이 보이고 그 속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클레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씩씩하게 인사를 하러 다니는 로지, 차마 오두막까지 가지 못하고 나무를 꼭 끌어안는 제이콥, 그리고 가만히 그 뒤를 따르는 클레어의 모습이 연필과 목탄으로 그려져 아이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이사 준비에 바쁜 집 풍경은 부드러운 수채와 색연필로 칠해 텅 빈 집의 상실감을 절절하게 드러내고 세 아이들이 특별한 작별 인사를 통해 슬픔을 이겨낼 때, 독자도 함께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글,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작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