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읽는책 시리즈. <지상에 숟가락 하나>, <순이 삼촌>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특히 제주 4.3 항쟁에 천착해 온 소설가 현기영의 동화집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8.15 해방까지 질곡의 역사를 통과한 제주 여인의 이야기인 ‘해녀’, 소 치는 노인의 회상을 통해 4.3의 아픈 기억과 상처를 더듬어 간 ‘테우리’, 두 편의 동화가 담겨 있다. 이는 현기영 작가가 단편 소설 ‘거룩한 생애’와 ‘마지막 테우리’를 어린이 독자를 위해 고쳐 쓴 것이다. 제주 하면 떠올리는 푸르른 바다와 드넓은 초원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일 뿐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그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4.3으로 대표되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 숨어 있다. 이 책은 반세기가 넘도록 금기의 영역에 묶여 있던 4.3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완성도 높은 문학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동시에 독특한 자연과 문화, 생활 양식을 가진 우리 섬 제주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