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하고 가장 불행한 자’라고 단언하고, 요한복음이 ‘멸망의 자식’이라고 저주를 퍼부었으며, 단테가 《신곡》 〈지옥편〉에서 참혹한 형벌을 받으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 모습으로 묘사한 희대의 악인 유다. 하지만 정말로 유다는 뼛속까지 사악한 악당이었을까? 아니면 기독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버림받은 희생양이었을까? 유다의 배신은 악마의 부추김이 아니라,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위해 예정된 신의 기획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지배적인 담론이 철저히 숨겨온 유다의 이면을 문헌학, 종교학, 역사학, 심리학 등 다양한 토대 위에서 입체적으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