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강박증과 마른 몸매 증후군에 숨겨진 여성의 심리를 파헤치는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 이 책은 여성들이 음식과 관련해 경험할 수 있는 불안과 죄의식, 그리고 슬픔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에 대한 분석을 넘어 음식과 여성과의 관계를 사회, 문화, 심리적으로 접근한다. 이를 통해 거식을 타인의 욕망에 자신을 맞추려는 여성적 히스테리나 병리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무시하려는 사회적 시선에 반기를 들고 있다. 저자는 음식과 여성과의 전쟁을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하는 몸의 언어라고 말한다. 거식이란 여성들에게 모든 욕망을 허용하는 척하면서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 여성이 '몸'을 통해 보여주는 팬터마임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힘겨움에 대한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지금 힘든 것은 당신 탓이 아니라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회의 잘못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위로를 전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