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국민작가', '작가들의 작가'파스칼 키냐르의 장편소설.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키냐르는 소명과 같이 여기며 평생에 걸쳐 쓰고 있는 '마지막 왕국'시리즈와 소설을 번갈아 집필하고 있는데, <신비한 결속>은 일체의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지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궤적'을 그린 키냐르의 소설 중 두번째 작품이다. '본연의 모습을 찾는 여정'과 '곳(장소)에 대한 결속감'을 본격적인 주제로 삼은 키냐르의 소설 두 편 중, 앞서 발표한 <빌라 아말리아>와 이번 작품의 차이라면, 전자의 여주인공 '안'의 탐색이 의지적인 데 반해 후자의 주인공 '클레르'의 탐색은 무의지적, 거의 샤먼적이라는 사실 정도이다. 이성과 절제를 지닌 <빌라 아말리아>의 안이 키냐르의 사실임 직한 분신이라면,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진 알몸으로 열정과 야성을 서슴없이 분출시키는 클레르는 그가 꿈꾸는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겠지만 키냐르는 이 소설 <신비한 결속>에 가장 애착을 느낀다고 서슴없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