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입 안에 고인 침묵』은 1부 ‘현재형이 아닌 그 어떤 사랑의 이야기’, 2부 ‘누군가의 슬픔’, 3부 ‘60억의 타인들’까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문학 작품과 관련한 경험과 사유들이 펼쳐진다. 모리스 블랑쇼의 『미래의 책』을 처음으로 번역하던 때의 순결한 감정을 되새기기도 하고, 황인숙의 『인숙만필』을 읽고는 갑자기 새벽에 일어나 킬킬거리며 웃음을 터트리고 다시금 머쓱해 하기도 하는 식이다. 2부에는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문화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언더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고 감탄을 하고, 고흐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며 직접 춤을 추며 치유를 경험하기도 한다. 3부'60억의 타인들'에는 프랑스 체류 경험에서 오는 단상들이 실려 있는데 일반 여행자로서는 포착할 수 없는, 두 개의 언어를 넘나드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각별한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