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청소년 문학 42.195 시리즈 12권. 서정홍 선생님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따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란 걸 깨닫고 열두 해 전, 황매산 자락 작은 산골 마을로 들어가 지금껏 농사짓고, 시 쓰며 살아가는 농부 시인이다. 선생은 그곳에서 아이들과 ‘삶을 가꾸는 시 쓰기’ 공부를 하며, 본인이 여태 펴낸 시집과 동시집을 읽고 아이들 스스로 마음에 와 닿는 시를 골라 감상을 쓰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삶’을 나누며 지내왔다. 이 책은 이렇게 지나온 흔적들을 엮은 것이다. 산골 아이들은 몸으로 세상을 정직하게 살아가는 농부 시인인 스승의 시를 읽으며 산골 밖 세상을 배워 가고, ‘나’와 ‘친구’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흔들리는 정체성을 다잡아 가고, 삶과 사회에 대해 성찰하고 자연을 대상으로 명상하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 아이들은 ‘싸움’ 저 반대편에서 ‘여유’와 ‘사랑’그리고 ‘평화’의 가치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귀한 배움을 서정홍 시인의 시를 통해서, 그리고 그 시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감상’과 ‘글쓰기’라는 좋은 도구를 통해서 일궈 나간다. 서정홍 시인의 담백하고 거침없는 한 편의 시 감상도 좋으려니와 그에 잇닿는 아이들의 감상을 읽다 보면 드디어 ‘시’가 완성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서정홍 시의 고갱이를 더 깊숙이 만나는 즐거움에, 시를 통해 산골 아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재미 또한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