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원 창작동화. 작가 장경원은 시덕이가 동철에게 빠져드는 상황부터 시덕이 숭배하던 우상을 떨치고 홀로 서는 과정까지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시덕이와 할머니, 고모와 사촌들, 아빠와 동철이의 캐릭터들은 눈에 잡힐 듯 선명하고 생생하다. 등장인물들이 이리저리 서로 부딪치면서 빚어내는 사실적인 에피소드들이 가슴을 두드린다. 주인공 시덕이는 결손 가정의 아이다. 늙은 할머니가 엄마 역할을 대신하지만, 아빠의 자리는 늘 비어 있다. 마땅한 롤모델이 없는 시덕이는 해룡반점 철가방 동철에게 강하게 이끌린다. 음식 배달을 해 스스로 돈을 벌고,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동철은 힘차고 당당해 보인다. 시덕이는 아빠의 빈자리에 슬그머니 동철을 채워 넣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