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능청스럽고 재기발랄한 유머 감각으로 그려낸 장편소설. 규격화된 현대 문명 속에서 규칙과 질서로 환원할 수 없는 사랑의 본질을 포착한 작품이다. 2004년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빌헬름 게나찌노는 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대중들에게 종말론을 강의하면서 현대문명의 문제점을 설파하고 다니는 주인공 '나'에게는 오랜 세월 연인으로 지내온 두 여자가 있다. 작은 회사의 비서로 일하는 잔드라와, 실패한 피아니스트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는 유디트. 두 여자를 사랑해온 주인공은 이제 나이가 쉰둘이고, 두 여자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조심스럽게 상황을 관리하는 일이 날이 갈수록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두 명의 연인과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다. 결국 주인공은 조만간 두 여자 중 한 여자와는 헤어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는 소설을 관통하는 주요한 갈등으로 작품 내내 주인공의 행동과 사고를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