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의 봄맞이 풍경을 정감 어린 파스텔 그림에 담아낸 그림책. 저자는 전북 부안군 내변산 공동체학교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 윤구병씨. 온 마을에 봄꽃이 활짝 피어날 때 순이네 시골 마을은 한창 바쁘다. 논도 갈고 밭도 갈고 고추모도 내고 못자리도 만든다. 순이는 엄마와 함께, 밭을 갈고 있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새참 드리러 간다. 엄마는 막 쪄낸 쑥버무리 함지박을 이고 순이는 시원한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봄길을 걸어간다. 돌담길을 돌아 당산나무를 지나고 보리밭을 지나고 논두렁을 지나고 작은 다락밭으로 걸어간다. 다람쥐도 만나고 청개구리도 만나고 먼산 뻐꾸기 소리도 들으면서 봄길을 간다. 지은이의 살아있는 입말이 파스텔로 그린 봄 풍경과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