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종이에 담긴 세상 만물의 생동감! 한국문학의 여성 시를 대표하는 시인 신달자가 ‘종이’를 주제로 한 전작 시집 『종이』. 시인의 미발표 신작 시 76편을 모은 이 시집은, 종이가 걸어온 길부터 삶과 글이 하나였던 보르헤스의 삶까지 시 한 편 한 편에 담긴 종이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시집에서 모든 사물은 종이로 수렴된다. 하얗고 텅 비어 있고 그래서 무얼 느끼기 어려운, 밋밋하다고 어설피 생각해 버리기 쉬운 종이에 살아 움직이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부여하였다. 자연의 모든 것에서 종이를 노래하는 그녀의 시편에는 파괴되어 가는 자연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라져 가는 감수성에 대한 슬픔이 구석구석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