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 작은 아이들의 기대와 희망을 따뜻하게 담아 낸 작지만 큰 그림책. 이것저것 다 잘 하지 못하는 나. 아직은 작은 나. 아직 큰 소리로 인사도 잘 못해요. 혼자 자는 게 무서워요. 할머니가 보내준 옷도 아직은 헐렁하고요. 하지만 언젠간 다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난 자라는 중이니까요. 아이들은 자라는 도중이라는 말, 얼마나 멋진가요. 늘 섬세한 시선으로 아이 마음의 흔들림을 다루는 작가답게 가사이 마리의 이 작품 역시 아주 작은 마음의 성장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신예 화가 오카다 치아키의 그림이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엄마 뒤에서 얼굴을 내미는 아이의 표정, 헐렁한 옷을 입고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조금은 성장한 아이의 미소 등, 자상하고 세심하게 그려진 매 순간들이 가슴을 철렁하게 할 만큼 인상적입니다. 작은 아이들에게는 작기 때문에 언제나 그만의 작은 불안이 있습니다. 이건 아직 잘 못해. 나 잘할 수 있을까 친구랑 다퉜는데 어떻게 하지? 나 또 혼나면 어떡하지? 아이들은 걸핏하면 걱정하고 조마조마해 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은 ‘언젠간 다 잘 할 수 있을 거야. 점점 더 잘 하게 될 거야. 난 지금 자라는 중이니까.’ 하고 주인공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빌려서 따뜻하게 위로해 줍니다. 부모도 한때는 이것도 저것도 다 잘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였잖아요.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서 ‘그렇지. 아직 괜찮아. 곧 잘 할 수 있게 될 거야. 지금은 크는 도중이니까.’ 하고 격려해 준다면 아이들은 용기가 생겨나겠지요. 그리고 부모는 아이 마음을 더 잘 헤아리게 되겠지요. 이런 시간이 더해져 부모와 자식의 끈은 더 단단해지고, 아이는 성큼 자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