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장엄 미사, 합창, 대푸가 … 베토벤이 불협과 혼돈의 한복판에서 지켜낸 삶! 악성, 괴팍한 천재와 같은 박제된 이미지나 영웅 신화를 탈피해, 귀먹은 베토벤의 창작 행위와 행적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베토벤 음악의 위대함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밝혀내는 책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평생 연구해온 음악학자인 로빈 월리스는 아내 바버라에게 닥친 청력 상실을 10여 년간 곁에서 지켜보면서, 비슷한 청력 문제를 겪었던 베토벤의 말년을 탐구해갈 통찰과 동기를 얻는다. 저자는 또한 베토벤이 남긴 방대한 스케치와 자필 악보, 서간, 필담 노트 등 다양한 기록을 살피고, 베토벤이 썼던 여러 종류의 피아노와 ‘청취 기계’, 작곡 도구를 연구하고 직접 체험해본다. 이 책은 음악 연구와 뇌과학, 그리고 체험을 한데 엮어냄으로써 귀먹은 베토벤이 어떻게 작곡을 해나갔고,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 보인다. 나아가, 베토벤이 장애를 정녕 ‘극복’한 것일지, 베토벤이 써낸 음악이 과연 극복의 산물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불협과 혼돈, 파격의 한가운데로 나아간 말년의 베토벤과 그의 음악에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