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사용법』은 어느 가을날 다친 다리를 깁스로 칭칭 동여맨 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는 깁의 회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미첼 러드퍼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깁은 어쩌다 우연히 낯선 할아버지에게서 어너를 얻게 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몇 차례 시험을 거치고 난 뒤 어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빠져 환상적인 미래를 꿈꾸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다 놀이공원에 함께 놀러 간 여동생 록시가 자신의 부주의로 뇌 손상을 입게 되자, 그 일을 되돌려 동생을 살리고 가족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몇 차례의 시간 여행을 감행한다. 그 과정에서 늘 성가시게만 여겼던 록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어떤 일이 시간을 되돌려서 수정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가치로운지 속 깊이 절감하게 된다. 결국 이 작품은 어느 날 우연히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머신을 얻게 된 소년이 멋들어진 미래를 꿈꾸며 한껏 들떠 있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와 맞닥뜨리고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