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평온한 유년기의 낙원을 떠나 홀로 우뚝 서 가는 과정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작가 마르야레나 렘브케는 가난한 주인공 레나가 평화로운 유년기를 스스로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낙원을 새로이 만들어 가는 과정을 차분한 표현과 간결한 언어로 잔잔히 그려낸다. 가족들에게 꼭 선물을 주고 싶어 물건을 훔치게 되는 레나는 뒤틀린 집착과 후회, 그리고 반성 등 다양한 감정을 거쳐 나간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텅 빈 마음은 도벽으로 메우는 비르기트, 레나의 관심을 끌지 못해 친구들에게 레나의 가난을 비꼬는 부잣집 딸 시니카 등 작가는 여러 상황과 대화를 통해 통과의례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심리를 낱낱이 보여 준다. 이 친구들의 관계와 심리를 보여 주면서 어떻게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는지, 그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정작 자신이 얼마나 상처받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상처가 서서히 아무는지를 치밀하고 유쾌하게 보여주는 것. 아이들의 객기나 뒤틀림을, 성장의 한 고비를 넘기는 과정으로 묘사한 부분에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