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아이들 시리즈. 조선 후기 실존 인물이었던 거지 출신 광대 ‘달문’의 초라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그려 낸 작품이다. 작가는 양반도 아니고 평민도 아닌, 천대 받던 광대 달문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보잘것없는 외모와 신분을 가졌지만 누구보다 값어치 있는 인생을 살아낸 주인공이 보여 주는 배려와 상생,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추한 외모나 천한 신분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광대 달문의 이야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물질적인 것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달문은 조선 후 기 청계천변에 움막을 짓고 살던 거지의 우두머리이자 광대 패의 수장이었다. 거지임에도 의롭고 선한 행실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는데, 그럼에도 그 추악한 외모는 보는 사람마다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저어기, 입이 유독 큰 녀석 보이지? 얼마나 큰지 주먹 두 개가 들락날락할 정도라잖아.” 한쪽으로 삐뚤어진 입이 어찌나 큰지 얼굴의 반이 입인 것 같고, 째진 눈도 가관이었는데 눈자위가 잔뜩 짓무른 데다 눈곱까지 끼어 있어 볼썽사납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으로 여겨질 수 있는 못난 외모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재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낙으로 삼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