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소년의 가출 사건을 그린(2003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를 통해 주목을 받은 작가 공지희의 신작 동화가 출간되었다. 말더듬이에 뚱뚱한 몸집 때문에 새 학년만 되면 놀림감에 따돌림당하기 일쑤였던 '한송이'와 자신이 공주님 이라고 믿는 '춘희'와의 따뜻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사실주의적 한국 창작동화에서 어찌 보면 클리셰처럼 흔히 쓰이는 소재인 따돌림과 소외, 가난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자신의 처지에 대해 조금도 비관하거나 회의하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상황을 긍정하며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독특하고 인상적인 인물 '춘희'를 만들어냈다. 비록 커 가면서 사는 곳이 바뀌어 춘희를 언제 다시 만날지는 알 수 없어도, 춘희의 낙관적이고 당당한 태도는 외롭고 용기 없던 아이 '한송이'까지도 크게 변화시켜 준다. 작가는 희망이란 무엇이고, 변화의 씨앗이란 어떤 것인가를 춘희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