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10년 단위로 나눠 조망한 '한국 현대사 산책'시리즈의 1960년대 편. '기회주의'를 한국인의 삶을 지배해 온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지적하며 이를 통해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1940년대와 1950년대에도 온갖 기회주의가 난무한 것이 사실이지만, 기회주의의 완성은 1960년대에 이루어졌고 이로부터 한국적 삶의 문법이 틀지워졌다"라고 말한다. 4.19 혁명과 5.16 쿠데타의 경계에 선 정치권과 언론의 기회주의적 모습이 군사정권의 탄생을 도왔고, 5.16 쿠데타의 주체 세력이 부패세력으로 변질되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였으며, 나아가 재벌의 위주의 정책 하에서 부패마저 사소한 것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승자 우대주의'또는 '결과 우대주의'로 대표되는 기회주의적 사고를 부추겼다는 것. 4.19 혁명이 '빼앗긴 혁명'이 되고 마는 과정, 군사정권의 집권과 중앙정보부의 창설 등으로 병영국가화가 진행되는 과정, '색깔론'에 근거한 권력투쟁의 전개, 한일국교정상화 및 베트남전 파병과 정경유착의 고착화 등을 '기회주의가 삶의 조건으로 틀지워지는 과정'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서술했다.